[인터뷰]지역이노베이터

[대구사회연구소 정희석(웹진 편집주간, 경북대 교수) 님과의 대담문입니다.]

지역이노베이터: 대구참여연대 윤종화 사무처장님

질문 1) 대구사회연구소의 연구소원과 누리꾼들을 위해 시민운동에 투신한 시점과 그 배경을 소개해 주십시오.

시민운동에 몸담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학생운동 관계로 남들보다 늦게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고,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면서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과 함께 ‘참여민주사회를 향한 청년광장’이라는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운동단체이자 시민운동단체를 만들게 된 것이 시민운동에 몸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가 95년 말쯤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청년광장 활동을 2년 정도 하면서 대구사회에도 활동가와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지역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시민운동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 결과 98년 초에 대구참여연대를 여러 사람의 힘으로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지금까지 대구참여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민운동 경력이 10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질문 2) 대구참여연대는 활발한 활동으로 시민사회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들 속에 추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글쎄요. 무거운 사례보다는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하면…
이런 저런 사연으로 많은 시민들께서 전화를 주시는데, 어느 날 시민께서 “거기, 연대죠? 연대장 바꿔주세요. 연대장 없으면 대대장 바꿔 주세요.” 그 분은 참여연대의 대표는 당연히 연대장일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연대장을 찾더군요. 상근활동가들이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느 재건축아파트 분쟁에 대구참여연대가 힘을 보태주면 회원 700명을 가입시켜주겠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제안도 할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 기억도 납니다.
선친께서 소유했던 수만 평의 땅에 관한 문서가 6.25전쟁 중에 소실되었는데, 관련 증거자료라고 제시하면서 이를 해결해주면 대구참여연대를 위해서 10층짜리 건물을 지어주겠다는 제안 아닌 제안을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주장이 진짜 같기도 하고 가짜 같기도 하고…

질문 3) 앞으로 있을 5.31지방선거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대구참여연대에 거는 기대도 큽니다. 대구 참여연대에서 5.31지방선거에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활동과 쟁점사안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과거에 시민운동은 선거 시기, 부패정치청산을 목적으로 낙천낙선운동을 전개하여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시민운동이기도 하고요. 한편 낙선운동은 명암을 가지고 있습니다. 낙선운동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위법논란이 일기도 했죠.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운동의 내적 고민은 사실 매우 깊습니다. 고착된 지역정치구도에서 시민운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회의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 지방자치 11년의 역사를 보더라도 지방자치의 보수화, 개발과 성장중심의 지역정책, 주민통제 장치의 미흡 등. 이런 이유 때문에 시민단체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지방선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구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핵심의제를 수립하여 지방선거시기 후보자들 간에 쟁장으로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핵심의제는 환경?교통, 복지, 주민참여, 문화 등 분야를 설정하고 세부적인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세부 정책과제를 하나 소개한다면, 끊임없는 도로확장을 제어하여 예산을 타분야로 돌리고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중심의 교통정책을 개선하는 정책’이 필수적으로 제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정책과제로 ‘승용차 요일제 등 자동차수요관리 정책도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후보자들의 공약검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헛공약이라든가, 막 개발공약, 중앙정부의 권한인 공약을 가려내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가에 대해서도 함께 의견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1000억원이라는 재정이 있다면 이를 앞산터널건설사업에 투입하는 것이 좋은지, 국공립보육시설을 동네마다 한개씩 짓고, 어린이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어린이 도서관을 짓고, 어린이 아토피와 천식환자가 가장 많은 대구에서 자동차수요를 관리하는데 이 비용을 투입할 것인지. 지방선거시기에 이와 같이 정책적 가치와 공약을 매개로 초대한 쟁점을 만들기 위해 사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질문 4) 최근 윤종화 사무처장님께서는 ‘유권자의 힘! 2006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를 결성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주민소환제’라는 조금은 생소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민연대의 활동과 주민소환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지방선거대구시민연대 활동의 위의 활동소개로 대신하고요, 주민소환제가 최근 시민운동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좀 생소한 제도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시민단체에서 10년이상 도입을 요구해왔던 제도입니다. 지방자치 11년 동안 자치단체장 161명이 사법처리되었고 지방의원 293명이 사법처리중이거나 판결을 받아서 110명이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엄청난 숫자의 시민의 대표가 부패와 부정을 저지른 것도 문제이지만 이들은 사법처리가 최종적으로 완료될 때까지 버티면서 해당 직을 유지합니다. 현재는 부패와 비리, 전횡과 독단이 난무하여도 마땅한 제재 장치가 없습니다.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주민소환제입니다. 현재 시행중인 주민발안제(조례 제개폐청구권), 주민투표제, 주민소송제와 더불어 4대 주민참정제도 중의 유일하게 남은 과제가 주민소환제입니다.
주민소환제는 지방의원, 자치단체장의 부패와 전횡, 독단과 비리에 대해 해당 지역 유권자의 일정한 수의 주민의 연서로 주민소환투표청구하고 청구요건이 충족되면 주민투표를 통해서 파면을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직접민주주의를 통해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필수적인 제도가 현재까지 도입되지 못한 이유로는 입법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주민소환제를 도입하게 되면 곧바로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소환제 도입 요구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반대 목소리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입니다.

질문 5) 대구참여연대의 활동들 중에 잘되고 있는 활동들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활동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대구시를 비롯한 자치단체 감시운동에 주력했습니다. 자치단체장 판공비 사용 개선, 행정정보공개청구운동을 전개하여 행정정보에 시민의 접근성 개선, 예산요구서 공개청구소송 등을 통해서 주민참여예산제도 도입 운동을 전개하여 대구시와 대구참여연대가 공동으로 ‘주민참여민관공동연구회’를 구성하고 대구시 현실에 맞는 주민참여제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정 혁신을 위해서 대구시행정혁신기획단을 구성하여 민관이 공동으로 행정혁신과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절차적,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감시운동을 넘어서서 재원의 배분과 사용을 감시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며, 사업내용면에서 사회양극화 해소 등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운동을 긴 안목을 가지고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운동도 제대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구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동구주민회, 구미를 기반으로 하는 구미시민회를 건설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지만 몇년간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주민운동으로 뿌리내리고자 합니다.

질문 6) 참여로 만드는 희망세상,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라는 대구참여연대의 슬로건은 우리에게 보다 적극적인 활동과 생각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대구 시민사회에서 활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들과 대구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참여가 곧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대구 경제를 걱정하고, 독점적인 지역정치구도를 걱정합니다. 이런 저런 좋은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직접 참여하고 활동하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간혹 대구참여연대는 과격하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그래서 참여하기 힘들다는 얘기인 듯 합니다. 간혹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슨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시민운동과 시민과의 거리를 느끼게 합니다. 우선 시민단체 스스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시민단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대구참여연대는 많이 부족합니다. 회원의 회비와 시민의 후원만으로 단체를 운영하기 위해 힘든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력부족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무엇을 주장하였으나 메아리가 없어서 힘이 빠질 때도 있습니다. 시민들께서 참여하여 주시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구를 바꾸는 일은 힘든 일이지만 참여가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구참여연대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배짱이 맞고 마음에 드는 시민단체에 가입하는 것으로 참여를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구참여연대의 활동들이 대구시민 모두에게 커다란 혜택을 돌려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보수적인 대구사회에서 대구참여연대의 활동들이 대구시민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시민을 일깨우는 활동으로 그리고 더욱 살기 좋은 대구를 만드는 활동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구사회연구소는 귀단체의 모범적인 활동을 응원하고 있으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출처 : 사단법인 대구사회연구소 분권과혁신 2006년 5월호 중 “이달의 지역이노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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