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사학법을 반대하는 잘못된 논리들

사학들은 왜 반대하는가?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후 그야말로 안개정국이다. 이번 개정된 사학법은 애초법안의 취지에서 후퇴한 법안이라 민주적 교육단체로부터 심각한 비판을 받았다. 교수단체들은 이번 개정 사립학교법은 사학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함량미달의 법안을 두고 사학의 경영 자율성 침해, 사유재산권 침해를 거론하며 헌법소원을 불사하겠다는 사학법인들과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기실 개정된 사학법으로는 학교의 민주화와 사학비리를근절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재단들은 왜 반대할까?

지금까지 사학재단은 학교운영에 철의장막을 치고 맘 놓고 부패를 자행할 수 있었다.학교를 개인기업처럼 생각하여 학교공금을 빼돌리는 것도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개방형이사가 4분의 1 이상이 들어서고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이 강화되면 사학재단은 지금까지의 독선과 부패를 맘 놓고 할 수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사학재단의 학생을대상으로 한 일방적 사업에 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친족이사의 비율을 현행 이사 정수 3분의 1 이내에서 4분의 1 이내로 줄여 ‘친족의 입김’ 을 줄였으며, 교원인사위원회나 교원징계위원회 구성에도 교사 또는 교수회가 추천하는 인사가 3분의 1이상 참여하도록 했다. 이사장 친족의 학교장 겸직 금지. 사학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학교는 물론 다른 사학의 학교장을 겸직하지 못하며, 국·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4년 중임 교장 임기제가 도입됐다. 이 제도는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보여 지지 않는다.다만, 그동안 가능했던 독단과 비민주적 운영, 부정과 비리가 쉽지 않아졌다는 것뿐이다. 즉 사학의 건학 이념에 따른 교육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관행이였던 여러 가지 일들을 하지 못하는 불편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해괴한 박근혜 대표의 논리

박근혜 대표는 “사학법은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며 정부와 여당이 날치기를 강행한 검은 속셈은 학교를 정치와 이념의 장으로 만들어 전교조 손에 넘기려 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더욱 발전하여 “외부에서 우리 당에 아무나 최고위원으로 넣으라 하고 어떤 회사에 창업주가 있는데 외부 사람을 넣겠다고 하면 그게 말이 되느냐! 좌파가 왜 좌파냐? 사적영역에 공적영역이 개입하는게 좌파 아니냐!” 며 개방형 이사 제도에 딴지를 걸었다. 핵심은 자유민주주의는 사적영역에 정부가 개입하면 안 된다는 논리인 것같다.

이 논리의 첫 번째 문제는 과연 교육이 사적영역이냐는 것이다. 사립학교는 사유제산이므로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립학교는 비영리법인이자 공익법인이다. 사제를 털어서 건립했다고 하더라도 교육은 엄연히 공공적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단순한 사유재산이라면 사설학원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더욱이 사립학교들은 학교의 운영비중 98%를 정부의 지원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단 전입금은 전무한 상태이다. 이 돈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되어서야 되는가?

두 번째의 문제점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전교조의 학교 장악을 가능하게 함으로 체제를 위협하는 악법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전교조가 체제전복세력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는가? 만약 박근혜대표의 말대로 전교조가 그렇게 위험한 체제전복세력이라면 우선 전교조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해버리면 그만이다. 억지로 길거리 투쟁을 할 이유가없다. 뜬금없이 전교조를 물고 늘어지는것도 괴이한 일이지만 한나라당의 말대로 전교조가 개방형 이사제에 포함된 가능성은 현실에서는 제로에 가깝다.

세 번째는 자유민주주의는 사적영역에 정부가 개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인데 그럼 정부는 왜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가능한지 그럼 한나라당은 왜 권력을 잡으려 하는지 오리무중이다.

설득력 없는 종교계의 주장

종교 사학의 기본 정신은 사랑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한 헌신이다. 과연 종교사학들은 왜 학교를 설립하는가? 단순한 선교가 목적이 아니다. 직접적으로 학교를 통해서 선교활동을 하는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빈민구제 사업의 일차 목적이 선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고 실천하는 것이듯 말이다. 교육을 통해 종교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항상 우선이다. 그래서 종교의 교육사업은 항상 사회와 국가에 대해서 열려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종교가 세운 학교는 비종교인 학생을 받아들여 그 종교로 개종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런 학생들을 양심적이고 열린 사고를 가진 실력 있는 학생으로 길러내는 것이 첫째 목적이 되어야 한다. 종교적 이념과 가치에 따라 기본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 종교적 이념이 공공성과 공익성을 해치는것 이여서는 결코 안 된다. 하늘나라에 학교를 세우는것이 아니라 땅에 존재하는 학교이다. 땅의 제도와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제도적 합리성마저도 거부해서는 안 된다. 사립학교는 신학교가 아니다. 종교적 가치 추구는 공익적 가치 추구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적 가치는 공익적 가치를 감싸 안아야 한다.

국회로 돌아가라

박근혜 대표가 나서고 있는 이번 사학법 장외투쟁의 최대 피해자는 학부모와 학생들이다. 그러나 이 투쟁의 또 다른 피해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박대표 자신이 될 것이다. 보수 세력과 종교 근본주의자들과의 결합을 통한 지지기반의 확대라는 부시모델의 도입을 시도한 박대표 자신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의도했던 보수주의자들과 종교근본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데에는 성공하겠지만 20-40대의 합리적 생각을 가진 유권자들에게 외면을 당 할 수밖에 없기때문이다. 박대표에게 바란다. 장외투쟁은 아무 때나 아무 일을 가지고 하는게 아니다. 잘못된 아집을 버리고 진정한 교육민주화가 무엇인지 숙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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