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제 폐지에 나서자- 강금수

강금수사무처장이 평화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옮겨 싣습니다.

지역시민사회와 민주당, 진보정당,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함께 나서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제가 도마위에 올라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당사자들과 시민사회 일부에서 중앙정치의 도마위에 올리고자 애쓰고 있으나, 정작 칼자루를 쥔 정당들과 국회의원들은 굳이 도마 위에 올릴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영남과 호남에서 배타적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물론이려니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조차도 정당공천제 유지를 당론으로 하고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모든 제도가 현실 정치세력간의 경쟁과 타협의 산물이라는 냉정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참으로 심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야말로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정치, 정당정치에 구속당한 주민자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며, 이 때문에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와 정당정치로부터 해방시키고자하는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운동’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방자치의 기본이념부터 살펴야
자치선거에 정당공천이 배제되어야 할 현실적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후술하고, 먼저 지방자치의 기본이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의 진정성이 읽힐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무엇인가? 지방자치의 목적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고, 그 운영원리는 지방의제는 지역주민의 참여로 자기결정한다는 주민자치의 정신이다. 때문에 지방자치의 선결요건은 관치로부터의 해방, 중앙정치로부터의 독립이며, 지방자치 내에서도 기관자치로부터 주민자치로의 지속적 이행이 자기완성을 위한 과제로 놓이는 것이다. 관치로부터의 해방은 주민직선이 실시됨으로써 큰 틀에서는 해소되었다. 그러나 중앙정치로부터의 독립은 요원한데 이는 두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권력의 중앙집중, 다시말해 지방분권의 부재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때문이다.   기관자치로부터 주민자치로의 이행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권력에 대한 주민의 직접적 참여, 통제를 더욱 넓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것마저 지방자치 법률을 정하는 중앙권력에 귀속되어있는 것이 문제이다.

자치선거와 정당공천은 왜 모순되는가
중앙정치로부터 해방되어 지역의제에 대한 지역민의 자기결정 과정이 되어야 할 지방선거에 왜 정권심판론이 득세하는가. 이로 인해 이미 지방선거가 지방선거가 아니게 된 현실이 바람직한가. 필자를 비롯해 이글을 읽는 이 모두가 그 이유를 모르지 않을 것이며 이런 현실을 긍정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필자는 지방선거와 정당공천이 원론적으로 모순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정당공천제가 지방정치를 왜곡하는 근본요인이라거나 이를 폐지함으로써 지방정치의 여러 문제들이 해소될 것이라 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부재하고 정당정치의 민주화가 부족한 현재 조건에서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는 지방자치의 발전을 저해하는 상대적 요인이 된다고 본다. 굳이 말하자면 지방정치를 왜곡시키는 동전의 양면이 되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인데, 보다 절대적인 이유는 중앙집권의 문제이며, 정당공천제는 이와 연동된 것으로 보다 상대적인 이유가 된다고 본다.

모든 권력이 중앙으로 통하고, 지방의 문제조차도 중앙에서 좌우되는 현실에서 지방선거의 후보가 누구인지, 정책이 무엇인지 중요하게 취급될 수 있는가. 따라서, 오로지 어느 당이 이기는가에 따라 중앙정치의 향배가 달라지고 그 판도에 따라 지방의 운명이 갈리는 상황에서 정당공천이 지방선거를 왜곡시키는 분명한 이유가 되지 않는가. 총선, 대선이야 그 자체 상부구조이지만 그 하부구조에 놓인 지방선거에 정당공천을 통한 정당정치, 중앙정치의 논리가 그대로 대입되면 지방자치의 본질이 훼손되는것이야 당연한 일 아닌가. 또한 이는 선거때 잠시간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현실 지방정치인이 재선을 염두에 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구상하는 진일보한 정책조차도 당과 입장이 다르면 구현되기 어렵고, 주민들을 위한 헌신적 활동보다 공천권을 쥔 당과 국회의원을 쫓아야 되는 현실에서 주민의 입장에서, 독립적 정치활동을 하는 지방정치인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러한 현실이 곧바로 풀뿌리 지방정치를 보수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정치에서 정당정치를 통한 책임정치의 구현, 정당정치를 통한 지역토호 정치 근절 등과 같은 정당공천제 옹호 논리는 다소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현재의 조건대로라면 정당공천으로 인해 지방정치인들의 독립적인 책임정치는 더욱 구현되기 어렵고, 지역토호들은 정당공천을 매개로 중앙정치 권력과 더욱 유착되고, 공천에서 탈락한다해도 당만 달지 않았을 뿐 거대양당의 이중대 역할을 할 것 또한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역시민사회와 민주당, 진보정당,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함께 나서자.
결론적으로 중앙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지방의 자기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분권운동은 지방자치를 위한 절대적 요청이며,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의 하부구조에서 상대적으로나마 자율성을 획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의 힘이 약하고, 거대 여야는 정략에 의해, 진보정당은 정당정치 원론에 지배당하며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보수일당의 독점체제로 인해 가장 심한 정치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대구경북에서조차 시민사회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 실천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더욱 모여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과 야당들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탈중앙적, 독립적 정치선언이 필요하다. 이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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