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국가인권위 ‘대통령 직속’ 개편을 철회하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권력의 시녀로서 국가인권위를 요구하는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1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국가인권위가 위원회의 기능이 지나치게 격상이 되어 있는 부처로 분류하면서 대통령소속으로 격하시키는 골자의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입법, 사법, 행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인 국가인권위는 ‘대통령 직속 기구’가 된다. 우리는 국가인권위를 바라보는 인수위의 시대 인식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인권존중과 신장을 주요과제로 하는 국가인권위의 탄생은 그 동안 자본과 권력집단의 반인권적 비민주적 폭력을 경험하였던 온 국민의 염원과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 동안 국가인권위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편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입법, 사법, 행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 및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인수위는 입법, 사법, 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위원회(국가인권위, 방송위)의 지위가 ‘헌법의 권력분립원칙’에 위배되는 논란을 가져온다고 입장일 뿐 독립기관으로서의 부여된 의미에 대하여 애써 외면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기구가 입법, 사법, 행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지위를 가져야 한다는 기준은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원칙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1993년 유엔총회 결의로 채택된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원칙’(파리원칙)은 국가인권기구가 국가권력의 남용을 견제할 수 있으려면 “입법·사법·행정 등 모든 국가기관으로부터 독립해 설치되는 것이 필수적”이며 “지위·권한·업무 및 재정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인수위의 발표는 국가인권위가 인권의 가치가 사회적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무거운 책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요, 국가인권위의 그 동안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의미와 다름 아니다. 인권 보호와 권력 행사는 양립하기 어려우며 서로 견제하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인권위가 대통령 소속이 된다면 인사, 예산, 법령, 기타 내부 운영에 대한 모든 부분까지 행정부의 간섭을 받게 될 것이다. 상식적으로 인권침해의 감시자인 국가인권위가 감시대상자인 행정부에 종속된다면 감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만약 국가인권위가 대통령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국가인권위에 속한 어느 누구가 행정부의 인권침해 행위를 지적하고 경고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게다가 현재 국가인권위법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입법부 및 사법부, 헌법재판소에게 의견을 표명하거나 권고하는 역할도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인수위의 국가인권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권력의 독립되지 않는 국가인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의 시녀로서 인권침해 현실에 애써 눈감아 버리는 국가인권기구, 권력의 면죄부로서 국가인권기구는 인권 옹호와 인권 증진과는 거리가 먼 권력을 위한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인수위의 국가인권위를 대통력 직속기구로 개편하려는 정부조직안을 철회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인권의 이름”으로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2008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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